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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무의미의 축제] 현재와 무의미성

eternal-present 2023. 5. 25. 13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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밀란 쿤데라
밀란 쿤데라

초중반엔 책 이름대로 무의미한 내용(스탈린과 칼리닌)이 주를 이룬다.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. 그런데, 후반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었다.

존재의 본질

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. 존재의 본질이에요. 

현재라는 건 매일매일의 연속성에 쉽게 파묻힌다. 어떤 미래의 목표나 과거의 후회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간다. 현재라는 건 위의 글귀처럼 하찮고 의미 없어 보인다. 그런데, 엄연히 '나'라는 인간이 존재하고 호흡하는 곳이다. 나라는 존재가 명백하게 있는 곳이다. 사실 이 책에서는 '현재'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. 하지만 현재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것이 있다.

사랑해야 해요,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. 여기, 이 공원에, 우리 앞에,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, 절대적으로 무구하게,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. 그래요. 아름답게요.

'여기, 이 공원에'라는 현재의 시점을 말하고 있다.

들이마셔 봐요, 다르델로,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무의미를 들이마셔 봐요

공기(호흡)를 무의미라고 표현했다. 온전한 현재에 나 자신이 있는 느낌이다.

위의 말들은 라몽이 다르델로에게 한 말이다. 아이러니하게도 다르델로는 라몽에게 암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했다. 하지만 이 무의미한 거짓말은 라몽을 뭉클하게 만들었고 위와 같은 말을 꺼내게 된 것이다. 다르델로는 뒤이어 이렇게 생각한다.

자기 거짓말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그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. 이 웃음 역시 이해가 불가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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